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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지방에서 생태공동체를 꾸리거나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맑은 바람 밝은 달,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 충청북도에는 유독 사연 많고 소신 있는 예술인과 공동체운동가들이 많이 모여들고 있다. <단비뉴스>는 이렇게 충북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문화인과 활동가들을 찾아 나섰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졸업생인 CJB청주방송 황상호 기자가 글을 쓰고 서양화가 유순상 씨가 사진기와 붓을 들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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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시 신니면 부용사 자락의 호젓한 산골. 주인 모를 납골당 아래 빨간색 벽돌집이 교교하게 서 있다. 주황색 불빛이 환한 창은 온통 깜깜한 산골에 둥실 뜬 달처럼 보인다. 집안으로 들어가니 30평 남짓한 실내에는 첩첩히 쌓인 책 더미와 찻그릇, 유화가 널린 공간 사이로 재즈음악이 흐르고 있다. 마른 뺨에 이마가 도드라진 얼굴, 뒤로 묶은 꽁지머리의 경서도 소리꾼 권재은(55)이 거기 앉아있었다.
“소리가 별 것 있나요. 누구도 흉내 내지 않고 내 안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말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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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주시 신니면 소리마을에서 혼자 지내는 권재은. 소박한 옷차림과 뒤로 묶은 꽁지머리에서 자유로움과 함께 고집이 묻어나온다. ⓒ 유순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