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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취업경쟁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장차 일하고 싶은 분야에서 인턴경험을 쌓는 일은 필수적인 진로준비과정의 하나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절박한 처지를 이용, 제대로 된 직무교육이나 보수도 없이 노동력을 착취하는 기업과 기관도 적지 않다. 취업지망생들을 울리는 인턴 운용의 현실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의 청년기자들이 파헤치고 대안을 모색했다.(편집자) |
한 지방대 예술관련 학과 졸업반인 김은성(23․가명)씨는 예술작품 수집과 기획 등을 담당하는 학예사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지난해 지방의 한 사립미술관 인턴모집에 지원했다. 김씨가 희망하는 3급 정학예사가 되기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정하는 박물관, 미술관 등에서 실무경력 2년(전일제근무) 혹은 4000시간(시간제근무)의 조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인턴을 하면서 미술관 일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안고 출근했던 김씨는 그러나 첫날부터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시 업무 대신 강아지 배설물과 쓰레기 치우기 “루브르 박물관장도 낙엽 쓸고 청소한다면서 화장실 청소, 미술관 강아지 배설물 치우기, 잔디정리, 쓰레기 소각까지 저한테 시키셨어요. 관장님 댁 전기와 가스고지서 요금 납부도 했고, 친구분들 명함주소록 정리도 했고요. 실무경력을 쌓아야 하니까 이런 일을 겪고도 아무 말도 못했죠.” 김씨는 근무 첫 날 점심을 굶었다. 채용공고에 ‘중식제공’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실제론 밥이 나오지 않았고 알아서 사먹으란 말도 없이 점심시간이 지나버렸기 때문이다. 인턴 보수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근무에 교통비 포함 월 10만원에 불과했다. 매주 토요일마다 청소년교육 보조요원으로 투입됐지만 별도의 보수는 없었다. 미술관에서 직접 고용한 김씨와 달리 사립미술관협회의 인턴 인건비지원사업을 통해 뽑힌 다른 인턴에게는 10만원 가량의 교육 보조요원수당을 지급했지만 미술관은 해당 인턴에게 돈을 되돌려달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