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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80일 간 세계일주와 순방외교
- 황두현
- 조회 : 2638
- 등록일 : 2016-10-28
| 80일 간의 세계일주와 순방외교 | ||||||
| [역사인문산책] 외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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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해가 떨어지면 날씨가 제법 쌀쌀한 가을날이었다. 제일 좋아하는 청바지를 어디에 둔 거냐며 엄마에게 신경질을 부리다 괜한 반항심에 문을 박차고 집을 나와버렸다. 내가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찾지 못한 청바지였지만 그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중학생이었으니까. ‘저녁 먹을 때가 됐는데 엄마가 찾지 않을까? 아니다. 조금 더 버텼다가 들어가야 덜 쑥스럽겠지?’ ‘가출이라고 생각하고 나왔는데 이렇게 금방 들어가는 거라면, 현관문을 꽝 닫고 나오는 게 아니었는데…’ 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손발이 시려지자 한 가지 생각만 남았다. ‘일단, 집에 돌아갈 명분이 필요하다.’ 2016년 9월 기준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모두 33차례, 연평균 8.52회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7차례, 이명박 전 대통령이 49차례 해외순방을 다녀온 것과 비교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횟수가 특히 많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쩐지 박 대통령에게서 ‘집을 비운 대통령’ 이미지를 지우기가 어렵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발표, 새누리당 공천 파동, 진경준 게이트 등 국내에 중요한 현안이 터질 때 항상 해외순방을 다녔기 때문이다. 백번 양보해서 우연히 나쁜 방향으로만 일이 진행되는 ‘머피의 법칙’이 작용했다고 봐야 할까? 박 대통령의 조급한 외교 성과주의는 집에 들어갈 이유를 억지로 찾는 가출 청소년의 마음을 떠올려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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