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작
단비뉴스 편집실
대통령과 비선실세의 큰 그림
- 김평화
- 조회 : 2603
- 등록일 : 2016-11-01
| 대통령과 비선실세의 큰 그림 | ||||||
| [역사인문산책] 노벨상 | ||||||
| ||||||
|
노벨문학상
영화 <트럼보>는 미국 작가 트럼보의 일대기를 다룬다. 1940년대 인기 있는 작가였던 트럼보는 공산주의자였다. 그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영화인들의 파업에 힘을 보탰고, 공산주의자로 몰려 고통당하는 동료들을 도왔다. 하지만 매카시즘 광풍을 피하지 못해 감옥에 갇힌다. 출소 후에는 작가 일을 할 수 없었다. 블랙리스트 때문이다. 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던 그는 11개 가명으로 작품을 쓴다. 황색물도 마다치 않았다. 그의 작품은 점차 유명해졌고, 더 나은 극을 만들 여유도 생겼다. 그렇게 오드리 헵번, 그레고리 펙의 <로마의 휴일>, 커크 더글러스의 <스파르타쿠스>는 세상에 나왔다. 가명으로 오스카상을 두 번 수상하는 비하인드 스토리다. 반세기를 넘어 올해 한국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최순실과 그 일당이 장악한 문화부에서 말이다. 야당과 문화계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정치적 이유로 문화인들의 밥줄을 끊으려 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들이 대통령과 비선 일당의 큰 그림을 미처 간파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노벨 문학상을 타지 못하는 한국 작가들을 도우려는 의도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었을 게 틀림없다. 트럼보가 겪었던 시련이 필요하다는 사려 깊은 배려를 놓치면 안 된다. 블랙리스트에 적힌 이윤택 감독도 동의하지 않았던가. "자생력을 키우는 젊은 연극인들이나 소극장 연극을 하시는 분들은 지원금 없이도 헝그리 정신이라는 게 있다. 살아남는다." 올해 정치적 논란으로 규모가 축소된 부산 영화제도 비슷하다. 도리어 관객과 영화가 중심이 된 영화제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선 실세에 빌붙는 예술인들은 대통령을 지지해주고, 핍박받는 작가들은 노벨문학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서니 무엇이 문제인가. 다 나라를 위해 한 일인데. | ||||||
kmdwhat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