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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호룡 기자 |
카메라가 혼자 길을 걷는 아이를 따라간다. 아이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더니 묻는다. "아저씨, 여기서 어떻게 가요?" 그렇다. 카메라는 아저씨이고 아이는 혼자가 아니다. 수많은 스태프에 둘러싸여 있는데도 그들이 없는 척 연기하는 어른 연기자와 다르다. 그 아이는 방송을 의식하기엔 아직 어리다. 그런 순수한 아이의 모습을 보고 싶은 욕구가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처럼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프로그램 열풍을 낳았다.
어린아이는 순수한 만큼 잔혹한 일면도 지닌다. 개미떼를 꾹꾹 눌러 죽이거나 개구리를 잡아서 집어 던진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섬뜩하다. 공포영화에서 "악마에 빙의된 아이" 모티프는 단골 소재다.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더 잔인해질 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꿰뚫는다. 학교에 나오지 않은 학생에게 학사경고를 줬다가 학부모의 항의로 지도 권한을 박탈당한 교수. 승마협회를 조사하다가 쫓겨난 문체부 공무원들. 이들이 본 최순실의 얼굴은 예능 속 아이일까, 영화 속 악마의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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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 박근혜 대통령의 변명은 순수함이 주는 이미지에 기대 사태의 본질에서 도망치려는 게 아닐까. ⓒ flic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