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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권력을 이어가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다. ‘보이지 않는 권력’은 주변 세력들의 견제를 피하기 수월하다. 그럴듯한 꼭두각시 하나까지 곁들인다면 금상첨화. 11살 어린 나이로 조선을 다스린 23대 순조를 보자. 즉위 초반 허수아비 신세에 그쳤다. ‘보이지 않는 권력’ 때문이었다. 나이 어린 왕을 대신해 수렴청정을 맡은 정순왕후 뒤로 친정 경주 김씨가 권세를 누렸다.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을 거두고도 권력은 순조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순조 왕비인 순원왕후의 친정 안동 김씨 가문이 기세를 떨쳤다. 순조 이후 헌종, 철종 시기에도 남양 홍씨, 풍양 조씨 등 유력 가문이 조선 후기 국정을 쥐락펴락하며 권세의 길(勢道)을 탄탄히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