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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촛불은 인권과 평화... 태극기는?
- 박진영
- 조회 : 2555
- 등록일 : 2017-03-11
| 촛불은 인권과 평화... 태극기는? | ||||||
| [역사인문산책] 태극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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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앞두고 찬반을 떠나 군중들의 손에는 태극기가 들렸다. 닮은 구석 없는 두 집단이 같은 상징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은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 그만큼 태극기는 한국인들에게 복잡한 의미를 담고 있는 깃발이다. 그런 특징은 태극기의 탄생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왜 태극기였을까? 태극기는 삼색기나 성조기처럼 근대민주정의 건국이념을 담고 있는 깃발은 아니다. 오히려 전제군주정인 대한제국의 국기였다. 그러나 독립운동 과정, 특히 3.1 운동에서 널리 쓰인 이후 태극기는 우리 민족의 염원을 오롯이 담아내게 된다. 해방 이후 현대사의 독재정권들은 태극기가 표상하는 다양한 가치를 ‘국가주의’ 내지 ‘반공의 상징’만으로 한정 짓길 바랐다. 그들은 재빨리 태극기를 ‘국민 만들기’에 동원했다. 새 나라의 태극기 밑에는 어느새 피 냄새가 어른거렸다. 보도연맹학살, 제주 4.3사건 등의 참혹한 사건이후, 태극기는 사실상 피아식별 표로 기능하며 오랫동안 무섭도록 펄럭였다. 그런 현실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별수 없이 자신을 국가에 투영시켰다. 이른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성실히 국민으로서 살아오려 한 애국자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쟁의 트라우마, 정부의 폭압은 그들이 반공의식 그 너머를 사유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들에게 태극기는 여전히 공산주의자들에게 맞서는 군기이거나, 일생의 주군을 위해 흔드는 어기(御旗)인 셈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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