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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직장에서 ‘소진’되는 삶, 가족과 이웃이 사라진다
- 박진홍
- 조회 : 3100
- 등록일 : 2017-05-19
| 직장에서 ‘소진’되는 삶, 가족과 이웃이 사라진다 | ||||||
| [기획기사] 장시간 노동 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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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운영하는 심야버스, 일명 ‘올빼미버스’는 오늘도 만원이다. 밤늦은 시간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빌딩 사이를 달리며 피곤에 지친 이들을 실어 나른다. 야근이나 회식을 마친 직장인, 야간 업무를 시작하는 직장인과 장사꾼, 늦게까지 공부하고 집에 돌아가는 학생들이 올빼미 버스를 이용한다. 서울역환승센터와 숭례문 오거리를 지나는 올빼미 버스들은 새벽 3시가 넘는 시간까지 만석이었다. 피곤에 지쳐 입을 굳게 다문 승객들에게 기자는 ‘야근’과 ‘저녁 없는 삶’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다 가족 먹여 살리려고 하는 거야.” 중년의 한 남자는 ‘장시간 노동’이라는 말에서 부정적 뉘앙스를 발견했는지, 장시간 노동에 스민 ‘가장의 노고와 가족애’를 강조했다. 다른 승객들도 “야근이나 회식은 어쩔 수 없다”, “남들도 다 하는 것”이란 말로 체념하거나 합리화했다. 그러나 ‘가족을 위한 노동’으로 인해 가정에서 이들의 자리는 점차 희미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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