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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시민의 ‘마음’으로 빚는 헌법
- 김평화
- 조회 : 3067
- 등록일 : 2017-05-23
| 시민의 ‘마음’으로 빚는 헌법 | ||||||
| [역사인문산책] 개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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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부대중의 모습에 가깝다. 부처를 상징하는 광배도 없으니 말이다. 신라인들이 경주 남산 삼릉계곡 중턱에 바위를 쪼아 새긴 관음보살상 얘기다. 이 불상은 자연과 하나 된 마음으로 바라보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불상 뒤로 솟은 바위가 자연이 빚은 광배가 되기 때문이다. 노천불이라 햇빛이 비치는 각도와 조도에 따라 불상의 인상도 달라진다. 이는 백제의 미소 서산마애삼존불도 마찬가지다. 신라와 백제인들은 이렇게 자연 속에 부처가 깃들어 있다고 믿었다. 바위를 조각하며 숨어있는 부처를 ‘꺼낸’ 것이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헌법을 꺼내 읊는다. 지도자가 권력을 사유화하며 헌법정신을 짓밟은 암흑의 시간을 마주하면서다. 개헌 방향도 다양하다. 권력 구조 개편에서부터 선거제도 개선, 기본권 확장 등을 담는다. 지금 헌법은 1987년 “호헌 철폐, 독재 타도”라는 구호 아래 시민항쟁이 낳은 시대정신의 산물이다. ‘대통령 직선제’를 중심으로 하는 87년 체제는 30년 동안 한국 사회의 질서를 규정하는 근간이었다. 시민이 선택한 대통령을 탄핵하는 과정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지금껏 시민은 객체였다. 87년 개헌도 여야 의원 ‘8인 회의’가 4개월 만에 뚝딱 해치운 결과물이다. 때로 헌법은 권력 투쟁의 도구였다. 개헌보다는 ‘개헌론’처럼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일이 잦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발각 하루 전 개헌론을 끄집어냈다. 미국 사회운동가 파커 J. 파머는 민주주의에서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일러준다. ‘제도’로 ‘마음’을 숨기려 했던 박 전 대통령의 속셈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정치권이 쏟아내는 ‘개헌론’은 혹시 인간의 ‘마음’보다 ‘제도’에 치중하는 건 아닐까? 그러니 헌법은 시민의 삶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돈다. 소득 양극화, 지역 불균형, 기본권 침해 등 헌법이 외면하는 삶들이 넘쳐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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