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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은퇴한 청소부가 대통령님께
- 강민혜
- 조회 : 3076
- 등록일 : 2017-07-22
| 은퇴한 청소부가 대통령님께 | ||||||
| [제언의 편지] 안윤석 PD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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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가 송이송이 핀 오후입니다. 대선 전 은퇴할 때 장미를 대통령님 책상에 놓고 나왔는데 잘 받으셨나요? 혹시나 여사님께 드리셨다면 한 송이 더 보내드리겠습니다. 나라가 장미처럼 아름다워 보이는 요즘이거든요. 얼마든지 연락주세요. 장미는 제 마당에 활짝 피어있으니 언제든 보내드리겠습니다. 시끄러운 청와대를 떠나 조용한 동네 제천으로 가서 산 지 어언 두 달이 다 되어갑니다. 새로 들어온 청소부는 일을 잘하는지 모르겠네요. 오늘도 대통령님 책상에는 조선, 중앙, 동아,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경제, 매일경제 등 종합 일간지들이 놓여 있을 테지요. 대통령님, 보통 사람들에겐 이것들은 그저 편의점에서 800원을 내면 살 수 있는 종이신문일 뿐이겠지만, 공인이나 정치인에게 신문은 국민들이 매일 주는 성적표입니다. 제가 일할 때를 떠올려보면 800원짜리 성적표를 달가워하는 대통령님은 없으셨습니다. 매일 5시 40분에 청소하러 집무실에 들어가면 찢어진 신문쪼가리, 부러진 연필심이 널려 있었습니다. 어떨 땐 깨진 유리컵도 보였구요, 이빨로 물어뜯은 손톱조각도 몇 번 봤습니다. 불안한 게죠. 매일 신문에서 자신이 적나라하게 까밝혀지니, 걱정되고 불안한 것도 당연할겁니다. 국민의 말이란 본디 칼과 같아서 좋은 취지에서 한 말들조차 마음속을 후벼 팔 때가 있는 법이니까요. 충언이란 원래 쓰다 해도 아픈 건 아픈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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