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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내 시간을 돌려줘
- 남지현
- 조회 : 3846
- 등록일 : 2017-10-19
| 내 시간을 돌려줘 | ||||||
| [글케치북]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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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사이먼’ 때문이다. 1993년 IBM이 사이먼을 처음 개발하지 않았더라면 애플 아이폰, 삼성 갤럭시와 같은 스마트폰은 나오지 못했을 거다. 사이먼은 미국판 ‘~가라사대’ 게임처럼 인간이 인간을 조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미국은 한국의 ‘가라사대’ 게임을 ‘사이먼 게임이라 부른다). 인류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심은 것이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들은 타인의 쉴 수 있는 시간, 지루함, 멍 때리기, 수면 등, 어쩌면 삶의 여유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빼앗아 버린다. 이제는 전 세계가 시름하게 된 이 바이러스. 프랑스는 이를 ‘상시 업무 중’이라 이야기한다마는 난 이를 ‘넵 유도 바이러스’라 칭하겠다. “넵”이란 단어를 듣지 않는 이상 감염자들이 물러나지 않아서다. 추석 연휴에도 일한 나다. 10월 7일 이날은 연휴라서가 아니라 토요일이라서 쉬는 날임을 미리 밝혀둔다. 난 고향에도 내려가지 못했다. 송편 생각이 간절했다. 9시 정각. ‘카톡’이 울린다. 한번이 아니다. ‘카톡, 카톡, 카톡...’ 쉴 새 없다.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다. 스마트폰 미리 보기엔 “이대리, 바쁘나? 다음 주 수요일 제출한 보고서는 완료됐나?”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발신자를 보니 김 차장이다. 차분히 송편에 집중하기로 한다. 그러나 곧 불안해진다. ‘월요일에 깨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서다. 일주일의 시작이 편하려면 답해야 한다. “월요일에 마무리하려 합니다.” 내 말이 나감과 즉시 돌아오는 김차장의 대답. “오늘 해줬으면 좋겠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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