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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숙의민주주의는 잘 익은 밥이다
- 남지현
- 조회 : 4786
- 등록일 : 2017-11-16
| 숙의민주주의는 잘 익은 밥이다 | ||||||
| [글케치북] 밥, 밤, 황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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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투표용지에 새빨간 인주를 찍던 첫 투표의 기억은 지금까지도 황홀하다. 이제야 진짜 어른이 된듯한 기분과 내게 주어진 권리에 대한 묘한 성취감이 참 좋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72년 중 20여 년은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뽑지 못했다. 1대 이승만 대통령은 제헌국회에서 간선제로 당선되었다. 유명한 발췌 개헌으로 직선제로 변경되었으나 제2공화국이 의원내각제를 도입하면서 다시 국회가 대통령을 뽑았다. 5.16 군사 정변이 일어나고 군정 뒤 직선제로 개헌했으나, 박정희는 대통령 직선제를 뒤집고 '통일주체국민회의'를 세워 간선을 시행했다. 제5공화국에서는 전두환이 '대통령선거인단'으로 이름만 바꿔 체육관에서 간선으로 대통령을 뽑았다.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기 위해 군부와 맞서 싸우던 투사들의 피와 땀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국가의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과 희생을 감수했다. 역사 공부를 게을리 한 탓이었을까. 우리는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또 무고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기 활성화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4대강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하며 한반도의 생명줄을 끊어놓았다. 국가권력을 공익이 아닌 사익을 위해 남발하던 박근혜 대통령은 권력의 주인인 국민에 의해 탄핵당했다. 이들은 바른말 하는 사람들의 입을 막기 위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언론을 장악하여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았다. 지난 10년, 우리의 민주주의는 달빛을 가린 어두운 밤과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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