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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신입생 김정산, 신입 기자가 되다
- 안*
- 조회 : 4338
- 등록일 : 2021-07-27
세저리 이야기에 처음 글을 씁니다. 핵심 사실 중심으로 간략히 정보만 전달하려고 애를 써보겠습니다.
2021년 3월 입학한 세저리 14기 김정산씨가 7월27일 <경기일보> 신입 공채에 합격했습니다. 건강검진 서류 등을 심사하는 과정이 남아 있으므로 완전 최종 합격은 아닙니다. 95% 최종 합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평소 건강을 자신했던 김씨가 실제로도 그러할 것인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다만 이 단계에서 탈락한 세저리민은 지금까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씨가 혹여 낙방한다면 많이 창피할 것 같습니다.
"지역 신문 기자가 되겠다"고 입학 때부터 말했는데, 경기 지역에서 태어나 자랐고 그 지역의 대학까지 졸업한 김씨가 그 지역 유력 신문사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이것이 다른 지역 언론사들에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그의 기자 이력 내내 검증할 일입니다.
여튼간에 14기 기수 대표가 공석이 됐습니다. 세저리민들에겐 이것이 가장 큰 뉴스이겠습니다. 14기들은 2학기 개강 전에 새 대표를 선출해야 합니다. 첫 학기부터 여러 문화 행사를 이끌었던 김씨가 학교를 떠나면서, 문행위도 간부진 구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세저리의 여러 조직에 일대혼란이 예상됩니다. 그러게 뭐하러 감투에 욕심 내고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두의 예측을 뒤엎고, 자신의 짐작과도 크게 어긋날 지경으로 '고속 합격'해버린 탓에 곳곳에 민폐를 끼치게 됐습니다.
다행히 '안쌤 튜티'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어차피 김씨는 튜토리얼 스터디 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을 예감한 것은 아니지만, 방학 시작과 동시에 튜티팀 나들이에서 찍은 사진이 있으니, 혹시라도 김씨한테 감정이 남은 사람들은 사진으로나마 대면하기 바랍니다. 부임 첫 학기라는 이유로 극소수의 지도학생을 할당받았으나, 실제로는 시간과 돈의 지출이 훨씬 많아져 곤란했는데, 비싸고 맛있는 것만 골라서 많이 먹던 자가 기자님이 되어 세저리를 떠나니, 여러모로 후련하다고 지도 교수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합격 통보를 받은 27일 오후 6시께, 신입생 면접 채점으로 정신없는 지도 교수에게 김씨는 자랑스럽다는 투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저, 합격했습니다!" 지도 교수는 한심하다는 투로 되물었습니다. "기자 준비도 안된 놈이 기자가 되어버리면 어떡해?" 도움될까 싶은 말을 덧붙이긴 했습니다. "무조건 버텨라. 때려 치지 말고 끝까지 가라." 지도 교수의 깊은 뜻을 김씨가 알아 듣고 새겼는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김씨는 다가오는 2학기에도 등록하여 온라인 수업을 듣겠다는 각오를 내놓았습니다. 세저리민으로서 누리는 각종 특권을 놓아버리지 않겠다는 속셈으로 보입니다. 특권만 누리지 말고, 맨날 설렁설렁 놀다가 어찌 기자 공채에 덜컥 합격한 것인지, 노하우와 비밀을 공개하라고 다들 촉구해주길 바랍니다.
어쨌건, 일이 이 지경이 됐으니, 김정산 <경기일보> 기자님의 건강, 건투, 건필을 빕니다. 꼭 좋은 기자 되십시오.
추신. 김씨는 사진 찍을 때마다 지도 교수의 왼쪽 또는 오른쪽에 집요하게 붙어 앉아 참 귀찮았는데, 이제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포토 타임에 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추신2. 아래 사진은 모두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촬영했습니다. 6인 이상 모임이 가능한 시절이었고, 사진 찍을 때만 잠시 마스크 벗고, 이빨 꽉 깨문 상태에서 숨 안쉬고 촬영하고, 후다닥 다시 마스크 썼습니다. 우리는 규칙 안지키고 그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