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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 다니면서 공모전 하는 삶..?
- 어* *
- 조회 : 2832
- 등록일 : 2021-10-04
끝났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초장부터 소리 질러서 죄송합니다.
지금 이 순간 (사실 몇일 됐어요ㅎ~) 마법처럼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던진
누구보다 즐거운 어느 14기입니다.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인용한겁니다. 설명한 드립은 망한거지만요.
그리고 저는 지금 심지어 세저리 이야기마저도 즐겁습니다.
모니터를 응시하는 평소의 표정과 지금의 제 표정은 사뭇 다릅니다. 진짜 레알로...)
기자 PD 혹은 P자가 되기 위해 우리는 수업도 듣고
단비뉴스에 올라갈 기사도 쓰고, 영상도 찍지요
그리고 아마 대부분의 세저리민은 재학 중에 한번 정도는 외부 공모전이나 프로젝트를 하실 것 같습니다.
(다닌지 반년 갓 넘어서 사실… 잘 몰라요 그렇다고 칩시다.)
저 역시 지난 6월 말부터 9월 30일까지 심층보도 공모전을 준비했는데요.
그나마 방학 중에 취재를 해서 좀 나은 편이 아니었나 싶은데,
9월 한 달 동안은 아주 벅찬 하루하루를 살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 학기 중에 공모전을 하시는 분들은 심적으로 거의 구토하기 일보 직전이 아닐까…
(일단 저는 심적으로 구토하는 기분이었습니다.ㅎ)
아무튼, 제 모든 방학을 갈아넣어 아주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다 끝내놓고 보니 제 지난 날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날도 좀 회고할 겸, 공모전 준비하는 삶은 어떤 것일까
아직 해보지 않으신 분들에게 대애애애애충만 이렇더라 전달해볼까 합니다.
안 궁금하셔도 걍 보셔유. ㅠ;;
고럼,
레츠기릿~
7월 초!!
저희 집 벽에는 요런 것들이 다닥다닥 붙었습니다.
전화 돌릴 기관이나 전문가, 찾아볼 책들을 좌라락 적어놨습니다.
보통 공모전에 올인하는 경우는 세저리민에게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거...걸요?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다른 취재나 작업이 메롱 하고 어깨에 업혀있을...걸요?...
저만..그런가...껄껄
아무튼 이때까지만 해도 시간이 많았나봅니다. 마스킹테이프까지 찢어서 붙여놓고 말이죠.
이것이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는 것을 저는 두 달 뒤에 깨닫게 됩니다.
취재 마치고 제가 좋아하는 광화문도 들러봅니다.
제가 맡은 취재는 7월까지는 대부분 이쪽 부근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구름 예쁘다며 버스정류장에 앉아 풍류를 즐기고 있었죠. 역시 아직 여유롭습니다.
그리고 맛있는 것도 자주자주 먹어줍니다.
제 인생의 행복 중 가장 거대한 것은 음식 섭취거든요.
돌이켜봤을 때 맛있는 게 떠올라야 또 좋은 추억으로 남고 그렇죠.
거기다 '이건 다 미래를 위한 투자다. 맛있는 걸 먹고 힘내야 취재도 잘 하고 보도도 잘 하고 상도 탄다.'
라고...생각은 했는데... 큼큼
그렇게 8월이 되었습니다. 띠용!
강원도까지 취재를 갔다가 알파카를 보고 왔습니다. 하필 비가 와서 다 축사에 들어가 있더라고요.
목장 이용료를 내면 양과 염소와 알파카에게 줄 수 있는 사료를 조금 줍디다.
그런데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 알파카는 온순한 생김새와 달리 성질이 더럽답니다.
사료를 모든 친구들에게 골고루 주지 않으면 침을 뱉는대요.
그 사실을 알게 된 후 저는 알파카에게 가까이 갈 수 없었습니다.
알파카는 보고 싶었지만 알파카 침을 기꺼이 맞을 수는 없었기 때문인데요.
저는 염소와 양에게만 사료를 주었어요. 다른 모든 이용객들도 그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알파카만 사료를 얻어먹지 못하는 것이죠.
역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장은 손해보더라도요.
(이게 당최 무슨 로직인지는 따지지 마세요. 예.)
아무튼, 취재도 하고, 관련 서적을 찾으러 대학 도서관도 가고, 동네 도서관도 가고,
우리가 가진 지식과 정보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들의 연관성을 찾아내면 유레카도 질러보고
(실제로 지르진 않았습니다. 흥분은 몇 번 했어요. 나중에 가서는 이것 역시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만ㅎ;;;)
동네 인쇄소에 가서 녹취록도 주루룩 인쇄해서 봅니다.
취재와 영상 작업, 비평 등등으로 매우 바쁜 두 달을 보냈던 저는
이러다가는 번아웃이 올 것 같아 세저리로 돌아가기 직전 동해 바다로 떠나기를 결심합니다.
하지만 두둥... 시간이 절 버리고 떠나는 대참사가 일어나고 마는데요.
(실은 제가 시간관리를 못한 거니까 제가 시간을 버렸다가 역풍을 맞은 셈입니다...)
저는 결국 동해 바다를 보면서 글을 써야하는 상황과 마주하고 맙니다...
(이렇게 말은 했지만 운치 있고 좋았습니다. 이때 아니면 언제 동해 바다 보면서 글 쓰겠어요. 후후)
저는 그렇게 동해에서 바로 제천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는...
기억이 잘 안 나요... 왜냐면... 모르겠어요... 기억이 안 납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밤을 샜나...? 아니 그것도 확실하진 않아요...
그냥 엄청나게 바빴습니다...
때때로 찾아오는 몸의 통증...
배고픈데 입맛 없음...
뭔가 좌절스러운데 왜 좌절스러운지 모름...
잠 제대로 못 잠 (비속어라 가렸습죠)
항상 피곤함
이 모든 것이 당시 저의 상태를 표현합니다. 왜였을까요? 모르겠어요... 그렇게 되더라고요...
이때부터는 기사 집필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청풍학사 책상이 제법 넓은 편인데도 녹취록 보면서 기사를 쓰려니 아주 난리통이더라고요.
그리고 이때쯤부터 멘탈이 나가기 시작합니다. '아차...'
저는 기사를 사실상 처음 써보는 풋내기라 너무너무 어렵더라고요. 부담이 몹시 컸습니다...
이때쯤부터 제 마음을 달래는 유일한 것은 제천의 밤하늘 뿐이었습니다...
(다들 마음이 복잡할 땐 제천의 밤하늘을 보세욥. 저는 제천의 밤하늘을 매우 사랑하는데요
학술관 위에서 카시오페이아자리를 볼 수 있습니다. 저번 학기에는 북두칠성을 봤어요!
어플 하나 다운받고 보시면 아주 신기할거예요!!!!!)
기숙사에서 뜨는 아침해를 바라보며 심장도 부여잡고요... 하늘이 곱더라고요...
통계 파일은 최종, 최종최종, 레알최종, 진짜최종, 핵최종이라는 궁극체로 진화합니다. 껄껄
그렇게 마지막 접수일까지 계속 고치고 붙이고 고치고 붙이고를 반복했어요.
36시간 연속으로 깨있기도 하고, 아침에 1시간에서 3시간 정도만 눈 붙이고 문화관에 출근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밤을 새도 낮잠은 못 자는 체질이라 그냥 그렇게 버텼어요.
어어엄청나게 힘들었는데, 그래도 보람찼어요. (거짓말 아니고, 진짜로...ㅎ 진짜..진짜입니다....)
드디어 30일, 최종 교정 교열까지 완료한 후 저는 문화관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감격한 나머지 찍어보았어요. 이렇게 장장 3개월 간의 취재기가 끝났습니다.
마지막 날에도 참 힘들었던게, 문화관에 정전이 두세번 정도 일어났거든요.
파일이 날아갔으면... 난 어떡하지...........
제 멘탈이 잘 익은 토마토에 주먹질하듯 터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아무튼, 요렇게 끝내고 저는 다음날 집에 가서 푸우욱 쉬었습니다!
취재하러가 아니라 진짜 푹 쉬고 콧구멍에 좋은 풍수지리의 기운도 쏘이고
저의 6년 단골집도 오랜만에 다녀왔어요 ㅎㅅㅎ
이제 다시 일상 루틴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봅니다잉
저는 학부 때도 이렇게 큰 공모전은 준비해 본 적이 없어서 모든게 생경했는데요!
정신없이 3개월 보내고 나니 아주아주 뿌듯합니다!!!!
지금 공모전 하고 계시는 분들도, 앞으로 하실 분들도
맛있는거 자주 먹고 취재의 뿌듯함도 느끼시고 좋은 결과 얻어가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팀 대성도 기원해주십쇼!!!!!!! 우리팀 수고했어요!!!!!!! 쌤 감사합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