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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책책책책책
- 서* *
- 조회 : 2621
- 등록일 : 2021-10-10
가만히 보면 책이란 낱말은 책의 형상을 닮았어요
아무 생각없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같은 말을 반복해 늘어놓으면 그 꼴이 책꽂이 같죠
책책책책책
이 형태를 아래로 늘이면 서가가 되고요
책책책책책
책책책책책
책책책책책
여러분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세상을 종과 횡으로 욱여넣을 길이 있으면 좋겠다고 종종 상상합니다
이상적인 서가처럼 아름다운 기하 속에서 덜 어지럽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현실은 제 마음 같지 않더군요
이렇게요
아마 서재 이용하실 때 불편했을 겁니다
청구기호 무시한 채 잡초마냥 이해할 수 없는 질서에 따라 꽂힌 책을 보면 답답했을 거예요
그래서, 서재관리위원회는 지난 4일 대청소를 진행했습니다.
서재 구조를 바꾸어 여유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방황하는 책에 제 자리를 찾아주고, 잃어버린 줄 알았던 책들도 찾았습니다.
기술과학과 자연과학 도서를 한 곳에 모으고, 언어-종교 도서와 함께 서재 왼편으로 옮겼습니다
이제 빈 공간을 찾지 못해 책 위에 책을 쌓는 일은... 아마 없을 거예요
아래는 땀 흘려 노동한 결과입니다.
아, 정리할 겸 재고조사도 진행했습니다.
조만간 서재목록을 최신화해서 공지할 예정입니다.
몰랐는데 분실한 도서가 어림해 195권쯤 되더라고요
대단한 숫자죠? 행방을 알 수 없는 도서 목록도 곧 올려드릴 테니 혹 목격하신 분은 서재로 돌려주세요
아마 서재 게시판에 접속해 일일이 로그인하고 글 남기는 절차가 번거로운 까닭도 있는 듯합니다
이 절차와 관련해 개선안을 궁리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덧붙여, 간행물은 서재에서만 읽어주세요. 르몽드, 시사인, 한겨레21 사라졌다는 제보를 자주 받습니다.)
아무튼, 많이 읽고 즐겁게 삽시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