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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생일에 하는 자기고백, 세저리 지원 망설인다면 클릭

  • 동* *
  • 조회 : 3125
  • 등록일 : 202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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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쌤이 말했습니다. 망치만 들고 다니면, 침팬지의 삶을 산다. 스트레이트 기사로 때려 부수는 기사만 쓴다. 인간은 때에 따라 여러 크기의 삽과 톱 같은 도구를 다양하게 다룬다. 저널리즘을 실현할 개념과 범주, 도구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인간적으로 산다. 이게 없으면 신나게 일할 수 없다. 비참해지고, 지친다. 이러니 기자를 그만두지. 쟤처럼. 


정곡입니다. 하는 일이 침팬지 같았습니다. 망치만 들고 다녔습니다. 리포트에 그림 필요하다고 CCTV 영상 얻으러 다니고, 큰 사건사고 일어나기 기다렸다 후속보도 몇 번 내놓으면 이른바 ‘단독’도 꽤 챙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어느 언론사 경력기자 시험을 볼 때 면접관들은 자기 앞에 침팬지가 앉아 있다고 꿰뚫어 봤습니다. “열심히 하신 건 알겠는데, 이런 것 말고 없어요?” 작은 삽과 톱으로 정밀하게 다듬고 가꾼 정원이 제게는 없었습니다. 


돌고 돌다 보면, 경력직으로 좋은 자리를 구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만두었습니다. 지난 7월, 다니던 지역방송사도 그만뒀습니다. 2년 9개월 만이었습니다. 이왕 계속 가야 할 길이라면, 기름진 옥토를 다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세저리로 왔습니다. 그래서 안쌤의 ‘저널리즘 역사와 이론’을 수강했습니다. 그의 ‘침팬지론’을 마음 깊이 새겼습니다.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아직 회사에 있었다면 입사 3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회사 그만둔 것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 꽤 들었습니다. 후회 안 합니다. 세저리 들어온 것 만족하냐는 질문, 많이 들었습니다. 매우 만족합니다. 제가 잘 못 따라갈 뿐이죠. (제때 과제 제출을 못해... 죄송합니다. ㅠㅠ) 


언론인은 대학 1학년 때부터 꿈이었습니다. 언론노동의 다채로움과 무한한 가능성에 매료됐습니다. 언론은 풍부한 콘텍스트입니다. 언론이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그 일을 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걸 잃은 듯했습니다. 불씨를 다시 피우려 합니다. 언론의 가치를 구성하는 실체의 전모를 더듬고 있습니다. 


새 학기 세저리 신입학 원서 접수가 18일까지입니다. 지원을 망설이는 이유를 이해합니다. 언론사에 합격하는 게 당장 급하기 때문입니다. 세저리에서 커리큘럼을 따라 공부하면 합격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채 언론계에 뛰어든다면, 어느 불운한 환경에서 홀로라도 깨어 있지 못하다면, 어느새 침팬지의 삶이 당신을 끌어당길지 모릅니다. 


제가 감히 말씀드리건대, 세저리에서 겪는 시간의 밀도가 웬만한 중견 언론사보다 높다고 생각합니다.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고만고만한 기사 수백 개를 뱉어내는 경험보다 이곳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꼼꼼히 지도받아 내놓는 기사 몇 편이 더 가치 있다고 느꼈습니다. 세저리는 얻어가는 것은 많고, 잃는 것은 음, 없습니다.


+ 이 기회에 기사 광고 좀(열심히 썼는데 조회수가 안 나와서) 하겠습니다...ㅋㅋㅋ 제가 세저리 입학한 뒤 쓴 동물권 관련 기사 3편입니다. 제가 개를 좀 좋아하긴 했어도 동물권 기사는 써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또 한 번 경험을 넓혔습니다. 벌써 작은 정원 하나를 만든 것 같아 뿌듯합니다. 개 도살장 주인 분한테서 "기사 잘못 나가면 칼로 찌르고 자수하겠다"는 협박까지 들으면서 쓴 기사입니다. 기사 또 나오냐고 학우분들이 많이 물어보셨는데 개 농장, 개고기 기사는 이렇게 3편으로 일단 완결입니다. 저는 다른 주제와 포맷으로 쓴 기사로 조만간 독자를 찾아뵙겠습니다.

* 세저리 가면 기사도 쓰냐고 놀라서 묻는 분들이 주변에 좀 있었습니다. 입학하면 생각보다 쓸 기회가 많아서요, 실망할 틈이 없을 겁니다. 


<염소 도축장에서 개 '밀도살'> 21.11.08

http://www.danb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5084

<개 식용 금지?..."판매는 지금도 불법"> 21.10.28

http://www.danb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5045

<‘뜬장’에서 죽어가도 동물학대 아니다?> 21.09.13

http://www.danb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882



행복한 14.5기(맨오른쪽 글쓴이, 왼쪽에서 두 번째 그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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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아이콘이미지  댓글수 6
naver -   2021-11-15 12:51:05
그림이 예뻐서 들어왔습니다. 세저리 일상툰 비정기 업로드 웹툰 그려주세요. 🙏
naver 마님   2021-11-15 14:55:58
성동과 14.5기 아리아리!
naver -   2021-11-16 00:17:38
글도 그림도 완벽.. 이런 좋은 콘텐츠와 콘텐츠 생산자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세저리 또 다른 장점입니다
naver -   2021-11-16 01:48:47
오늘도 기계적으로 글을 쓰고, 기사를 쓰며 푸념합니다. 지금 내가 쥔 도구가 망치인지 톱인지 생각해보지 못한 거 같습니다. 그저 뚝딱뚝딱 자소서에 써낼 상품을 만들기 바빴던거 같네요. 덕분에 정원 같은 기사를 쓰고 싶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naver -   2021-11-16 12:12:22
"기사 잘못 나가면 칼로 찌르고 자수하겠다"는 협박까지 들었다니... 이런 비하인드(?)가 있었는 줄은 몰랐네요 허허
naver 조한주   2021-11-16 22:22:49
글도 그림도 완벽22 이제 막학기인 저도 괜히 뽕차오르는(?) 글이네요 ㅎㅎ 좋은 동료이자 친구들, 침팬지론 전파하시는 좋은 선생님까지 '사람'을 얻는 게 세자리의 큰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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