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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합격 소식은 도둑처럼 찾아왔습니다"

  • 저* *
  • 조회 : 70
  • 등록일 : 2026-01-15
홍.jpg ( 36 kb)

살고 지내는 시공간, 그리고 이름 끝에 붙는 사회적 호칭에 변화가 생기면

우리는 인생의 한 매듭이 끝났음을 알게 됩니다. 새로운 매듭의 시작에 대한 불안과 용기도 함께 뭉클댑니다.


유학 생활의 매듭을 접고, 세저리에서 새 매듭을 시작했던 홍성민이 매일경제 기자로 또다른 매듭을 엮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에 보낸 합격 후기를 이제야 올립니다. 나도 새 매듭 시작하느라 정신이 없어 그랬습니다.


아래 글에 딱 하나 보태자면, 홍성민 기자는 모든 면에서 모범이었습니다

모두가 홍성민이 될 수 없고홍성민과 자신을 비교할 이유도 전혀 없습니다


다만, 공부하는 사람의 기본이 세상 모든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데 있다면

홍성민으로부터 하나 또는 둘, 가능하면 열을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겁니다


모범이 될 필요는 없지만, 모범으로부터 따라 배우는 건

삶의 시기마다 닥쳐오는 모든 매듭을 엮고 푸는 방법입니다.

 

----------------

 

안녕하십니까! 17기 홍성민입니다.

매일경제 취재기자직에 합격해 12일 첫 출근을 앞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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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접니다)

 

한국에서 기자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은 뒤 세저리를 알게 됐습니다. ‘기자를 위한 사관학교’, ‘별밤과 새벽이슬과 친해질 수 있는 곳이라는 말에 설렘 같은 것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전력투구를 해본 적 없는 저는 세저리에서 스스로를 채찍질해보고 싶어 입학을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졸업을 앞둔 지금, 제 예상보다도 많은 선물을 받아 가게 됐습니다.

 

오롯이 공부할 수 있다는 것

 

세저리에 오면서 저에게 확신을 줬던 말은 여러분 모두가 기자가 될 것을 의심하지 마라였습니다. 동시에 그 말은 좋은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들렸습니다.

세저리에서 보낸 네 학기는 그냥 기자가 아니라 좋은 기자가 되기 위한 자원을 쌓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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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방송취재보도론에서 석쌤께 피드백 받은 기말고사 답안지였는데, 아직 보물처럼 갖고 있습니다. 개인면담 중에 꼼꼼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기뻤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을 몇 가지 꼽자면, 안쌤의 취재보도론과 저널리즘글쓰기, 석쌤의 언론윤리법제사례연구, 은쌤의 현대 저널리즘 이론과 쟁점 등이 있습니다. 어디서 이런 수업을 들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교수님들만큼의 권위를 갖춘 분들이 전해주시는 내용은 늘 즐거웠습니다. 기자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유용함과 흥미를 보장할 수 있는 수업들이었습니다. 특히 저널리즘글쓰기는 글을 워낙 못 쓰던 제가 비교적 빠르게 글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수업이었습니다. (20대 후반이 될 때까지 한국어로 글을 거의 써보지 않았던 저도 필기시험을 종종 통과하게 해준 수업이니, 열심히 하면 효과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교수님들께서 수업뿐 아니라 생활, 진로, 인생 전반에 관한 상담까지 해주시니 마음이 참 든든했습니다. (실제로 개인적인 고민을 교수님들 덕분에 해결한 적도 많았습니다.) 기자를 준비하지 않더라도 20대는, 취준생은 소음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그 소음을 최소화하고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세저리가 만들어줬다고 생각합니다.

 

취재도 해 본 사람이..

 

첫해는 청년부에서, 다음 해는 팩트체크부에서 발제하고 취재하며 보냈습니다. 두 곳 모두에서 부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청년부에서는 제가 하고 싶었던 취재를 해볼 수 있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언론사에서는 연차가 쌓여야 하거나,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취재를 세저리에서 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람을 좋아하는 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곤 했는데, 다양한 사람을 취재하며 라포를 쌓고 소통한 경험은 제 그릇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됐습니다. 전형에서 풀어낼 이야기도 많아졌습니다. 이제 입사해 기자가 되지만, 또 언제 외국인 노조원이나 소년범, 중도입국청년들을 만나 밀착해 지낼 수 있을까요. 특히 세저리민들과 함께 취재하며 전국을 누빈 경험은 제 평생의 이야깃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세저리에 있으면서 내가 이 일이 정말 좋구나하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왜 기자가 하고 싶은지, 자소서나 면접에서 설득력 있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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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원인 소년이 줬던 선물)

 

2년 차에는 팩트체크부에 있었습니다. 대선 후보의 발언을 검증하거나, 짧은 시간 안에 독창적인 취재를 꼼꼼하게 해내는 경험은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실무 전형에서 팩트체크부 경험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논리적으로 탄탄하고 꼼꼼한 팩트를 찾아 쓰는 일이 일상인 곳이기 때문입니다. 팩트체크 기사 작성과 취재가 어렵지, 실무 전형은 부담이 크지 않았습니다. 세저리에서 하던 대로 하면 붙었습니다. (+최종 면접에서 팩트체크 질문은 꼭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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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기획으로 이준석 후보도 만나보고..)

 

제가 전형에서 만난 사람들은 정말 똑똑했습니다. 날고 기는 사람이 많구나 싶었습니다. 다만 취재를 어려워하는 사람도 종종 보였습니다. 그 점에서 세저리민은 확실히 달랐던 것 같습니다. 세저리에서 쌓은 경험 덕분에 실무에서도 덜 떨고 덜 긴장한 채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동기사랑 나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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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을 잘 살피던 17.5기 예은 기자와 상 받은 날)

 

동기라고 썼지만, 사실상 세저리민 모두가 제 교사가 되어줬습니다. 한 명 한 명이 매력적인 배경과 스토리,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어서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웠고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해외에서 살다 온 사람, 이공계 전공인 사람, 어릴 때부터 기자를 꿈꿨던 사람, 현직 기자 선배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시너지를 내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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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동문회에서 만난 17)

 

특히 동기들에게는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시끌벅적한 17기는 모두 개성이 뚜렷해 참 재미있는 동기가 되어줬고, 어느새 제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로 자리잡았습니다. 전 세저리에서 저를 잘 이해해주고 진심으로 배려해주는 베스트프렌드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몇몇 형과 누나는 동생 전형 준비에 도움 되라고 매번 밥을 사맥이고, 자소서를 봐주고, 모의면접을 함께해줬습니다. 제가 존경하던 동기는 어느새 제가 다닐 매일경제의 선배가 되어 전형 과정에서, 그리고 입사 전까지 천만금이 아깝지 않은 조언을 해줬습니다. 저널리즘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사회를 따뜻하되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동기들과의 대화는 즐거웠고, (특히 국장까지 맡으신 두 분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제 인생에서 세저리 동기들은 모두 꼭 붙잡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마치며

 

합격 소식은 도둑처럼 찾아왔습니다. 세저리 생활을 하다 보니 어느새 준비가 되었나 봅니다. 저는 스스로 체감하지 못했지만, 돌아보니 꽤 먼 길을 왔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저는 원래 게으르고 유약하고, 글도 잘 못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바삐 생활하고 글을 계속 쓰면서 성장해왔다고 믿습니다. 세저리에 오지 않았다면 저는 혼자 더 오래 방황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입사와 졸업을 앞둔 지금, 저는 제 인생의 스승을 만났고 언론인으로서 찾아갈 고향이 생겼으며 언제나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세저리민들이 생겼습니다.

 

현장에서도 세저리에서 배운 것을 잊지 않고, 정의롭고 실력 있는 언론인이 되기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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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아이콘이미지  댓글수 1
naver -   2026-01-15 22:14:14
'세저리에 적응은 잘하고 있는지', '힘든 일은 없는지' 항상 후배를 살피던 선배셨습니다.
매일경제에서의 행보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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