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나 기자

지난 3월 5일 충북 제천에 있는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이하 세저리)이 개강했다. 세저리는 언론인으로서 갖춰야 할 교양과 실무를 중심으로 교육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정규 저널리즘스쿨이다.

아프리다 푸트리 아르요노 씨가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고 있다. ＠ 김미나

올해 입학한 신입생 중에는 시민활동가부터 인도네시아인 까지 다양한 사람이 포함됐다. 세저리는 외국대학 출신자들이 역유학 오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외국인이 입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아프리다 푸트리 아르요노(23)씨는 “언어적인 어려움이 있는데 교수님들이 배려해주고 신경 써주셔서 수업이 편했다”며 이튿날의 소감을 밝혔다. 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한 그녀가 한국까지 와서 다시 ‘저널리즘’을 배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인도네시아 언론이 정치권력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토로하며 “좋은 기사 쓰는 방법을 배워 자국으로 돌아가 자유롭고, 더 나은 언론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제정임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 대학원 교수는 “한국도 정치와 경제 권력으로부터 언론이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이야기하며 “많은 논쟁과 감시와 제재를 거쳐 개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환경과 역사는 다르지만 잘 들여다보고 공부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1기 기수방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 김서윤씨. ＠ 고하늘  

만학도 김서윤(56)씨는 시청 소식지인 <푸른 제천> 편집위원으로 3년 이상 일해오고 있다. 그는 “어느 날 제가 쓴 글을 보고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며 입학한 동기를 설명했다. 김 씨는 “편집뿐 아니라 저명한 인사를 만나 인터뷰한 뒤 글도 써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대학생 때 사회복지를 전공했다는 김 씨는 체계적으로 글 쓰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어 더 힘들었다. 그는 “나이가 많아 자식 같은 아이들 틈에서 해낼 수 있을까 두려웠지만 용기를 내서 하다보면 성과가 있을 거라는 교수님들의 조언에 용기를 냈다”며 “인터뷰 기법이나 취재 글쓰기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학생들에게 제 교수는 “과거에는 언론사에 합격하는 방법이 혼자 열심히 읽고 쓰는 거였지만 현재는 실무평가에 중점을 두고 ‘현장에서 부딪혀 봤는가, 시장의 피드백을 받아 봤는가‘하는 경험들이 포트폴리오가 돼 면접이나 자기소개서에 녹여내는 시대가 됐다”고 언론계의 동향을 이야기 했다.

혼자서 언론고시를 준비했던 지난날을 ‘어두운 시절’이라고 표현한 박선영(27)씨는 저자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을 읽고 깨달은 바가 있다고 했다.

“알콜 중독자 치료 모임인 AA는 알콜 중독자들끼리 모여 서로 힘든 걸 말하고, 응원하고, 공감해주는 겁니다. 한명씩 일대일로 붙어서 서로 독려하기도 하죠. 그러면서 치료가 되는 거예요. 이와 비슷한 것이 저는 세저리라고 생각했어요. 똑같은 목표를 두고 모여서 서로 위로하고 함께 응원하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