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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열정은 순간이고 습관은 영원하다
- 제*
- 조회 : 5782
- 등록일 : 2021-01-29
약 1년 6개월 전 어느날, 세저리 7기 언시 장수생 박 모씨는 YTN 영상취재기자 최종면접장에서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그 몸으로 촬영 현장에서 제대로 뛸 수 있겠는가.”
몸무게가 세 자리 숫자인 박 씨가 낙방 통보를 받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아버지가 건강 악화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갑니다. 생사의 기로에서 아버지는 박 씨에게 한마디 하십니다.
“살 빼라.”
과거 수없이 감량에 도전했지만 실패하고 포기했던 그는 아버지 병상에서 이를 꽈~악 악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 방법을 고민합니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열정은 순간이지만 습관은 영원하다.”
박 씨는 습관을 바꾸기로 결심합니다. 살을 빼고, 건강을 되찾을 습관을 만들기로요. 그리고 ‘간헐적 단식-저탄고단’을 선택합니다. 낮 12시부터 저녁 8시까지만 먹고, 아침을 거르는 8:16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식사는 저탄수화물 고단백질로 하는 것이죠. 퍽퍽한 닭가슴살만 먹다간 질려서 포기하기 쉬우니 새우, 고등어 등 입맛에 맞는 단백질 식품을 고루 찾아 먹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합니다.
운동은 처음에 걷는 것으로 시작했대요. 체중 때문에 발목 등 관절이 좋지 않아 처음엔 아프지 않을 때까지만 걸었다고 해요. 살이 조금씩 빠지고 몸 상태가 나아지면서 매일 3~5킬로미터(km)를 뛰었답니다. 그런 습관을 1년 반 이상 밀고 갔더니, 럴수 럴수 이럴 수... 6킬로(kg)도 아니고 16킬로도 아니고, 무려 60킬로가 빠졌다네요!!!!!!
올해 YTN 영상취재기자 최종면접장. 경영진과 자리를 함께 한 인사팀장은 싸이즈가 절반으로 줄어 든 박 씨를 긴가민가 하다가 결국 알아봅니다. 면접장의 화제는 온통 박 씨의 60킬로 감량, 인간승리에 쏠립니다. 게다가 세저리에서 PD 공부를 했던 감각으로 제시한 ‘젊은 시청자를 잡아당길 방송뉴스 기획’에 PD 출신 임원의 눈빛이 유난히 반짝이더랍니다. 다른 지원자들보다 나이가 많다는 게 핸디캡이 될 수도 있었지만, 결과는 두둥...합격이었습니다.
네, 실화 맞고요, 오늘(29일) 점심 무렵 세저리 동기생 남건우(동아일보 경제부) 기자와 함께 학교에 찾아온 박진우 씨가 생생하게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대학원장실에서 (코로나 방역을 위해) 멀리 떨어져 앉아 초밥을 먹으며 진우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최근 시청률을 찢고 있다는 어떤 미니시리즈보다도 드라마틱, 흥미진진, 감동적이었습니다.
▲ 세저리 7기 남건우 동아일보 기자(왼쪽)와 박진우 YTN 기자(오른쪽)가 대학원장실에서 점심을 먹기 직전 기념촬영. 재학 중 진우는 둥글둥글하고 푸근한 모습이었는데, 체중이 ‘반쪽’이 되면서 대학 신입생처럼 풋풋한 동안으로 변모.
동기 중 가장 늦게 언론 열차에 올라탔지만, ‘건강 습관 장착’이라는 자기 개혁에 성공한 그이기에 누구보다 칙칙폭폭 힘차게, 먼 곳까지 달릴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PD의 기획력과 기자의 취재력에 영상 능력까지 갖춘 진우가 “쌤, 상 받았어요” 하고 연락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진우는 습관을 바꿔 건강을 찾고 취업에 성공한 사례지만, 사실 공부를 포함해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습관은 성패를 가르는 변수로 작용합니다. 퓰리처상을 받은 <뉴욕타임스> 기자 찰스 두히그가 700여 편의 논문을 분석하고 300여 명을 인터뷰해서 쓴 책 <습관의 힘>을 보면 어떤 의미로든 ‘성공한 인생’ 뒤에는 좋은 습관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른 아침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맑은 공기와 햇빛을 맞이한 뒤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시고 스트레칭 하는 것을 루틴(routine), 즉 일상의 습관으로 만든 사람이라면 어떤 일에 도전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
오늘 진우에게 자극 엄청 받았는데, 어때요, 우리 다 함께 ‘성공하는 습관’ 하나씩 만들어 보지 않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