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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PD가 되는 가장 확실한 길!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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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부단하게 노력하는 언론인으로 가는 길, 세저리

  • 심* 영
  • 조회 : 4243
  • 등록일 : 2021-03-07
Image.jpeg ( 1,268 kb)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지은 『설국』은 이렇게 시작된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개강식에 참석하기 위해 기숙사 문을 열고 아, 아름다운 설원이로구나 생각했다. 부산에서 온지라 눈을 본 것은 5년이 훌쩍 넘었다. 남쪽 지방에서는 얇은 옷가지를 껴입고 나가도 거뜬한 봄 날씨였건만, 제천은 3월이 시작되자마자 눈발이 나부꼈다. 소나무 가지 위에는 부러지지 않을 만큼의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었다. 대학원 생활의 첫날부터 내리는 눈은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내가 가야할 새로운 길을 알려주는 전령이었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개강식이 열리기 전 세명학사에서 바라 본 새벽녘 눈이 쌓인 풍경.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개강식에 가기 위해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내 뒤로 발자국이 주르륵 찍혔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기숙사 방을 같이 쓰는 동기와 부지런히 걸었다. 우리가 가는 길은 그대로 길이 되었고, 또 우리가 밟은 그 발자국을 누군가는 따라 걸으리라 생각했다. 길을 내고 그 길을 따라 걷고, 그 행위가 여기서 내가 해야 하는 공부가 아닐까 고민했다. 언론의 역할은 아무도 걷지 않은 눈길에 발자국을 내는 일이므로. 그리하여 누군가가 그 자국을 따라 걸으며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역할이므로.


저 멀리서 동기로 추정되는 사람의 무리가 둘 셋씩 모여 학술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앞으로 생활할 것이라 생각하니 심장이 두근거렸다. 적당한 긴장을 가지고 학술관에 들어서자마자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발열 체크를 하고 소독젤로 손을 문질렀다. 개강식 장소인 102호에는 벌써 많은 사람이 한 칸 한 칸 자리를 띄어 착석해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어색하게 주변을 두리번거리거나 스마트폰만 열심히 보고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들어오는 사람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내며 아는 체했다. 누가 신입생이고, 누가 재학생인지 물어보지 않아도, 단번에 이 사람은 신입생이고, 이 사람은 재학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두가 다른 기분, 다른 입장을 가지고 그 자리에 앉아 있었겠지만, 코로나가 끼친 영향으로 얼굴의 절반이 마스크로 가려져 있다는 점은 동일했다.


교수님들께서 한 분씩 입장했고, 단상에 일렬로 앉았다. 마스크 때문에 입은 보이지 않지만 눈짓으로 인사를 보내고 웃음 지으며 개강을 축하했다. 제정임 교수님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이봉수 교수님, 이상요 교수님, 심석태 교수님, 안수찬 교수님이 본인을 소개했다. 교수님 각각의 인사말을 들으며 교수님의 성격과 성향은 이렇지 않을까 짐작할 수 있었다. 안수찬 교수님은 이번에 새로 부임했다며 14기 여러분과 동일한 상태이니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남겼다. 이곳에 첫발을 내딛는 동지로서의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덧붙여 “안경에 계속 김이 서리니 김이 서리지 않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가르쳐 달라”고 농담 섞인 말도 뱉었다. 부드러운 농담으로 긴장감이 누그러지면서 앞으로 어떻게 대학원 공부가 시작될지 기대감이 무럭무럭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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